2019/04/07 19:29

<Lee Kun-Yong>, 리안갤러리 미술관

대구 리안갤러리에서 열린 이건용 선생님 오프닝에 다녀왔었다. 여전한 바디페인팅이지만 신작이 많았고 특히 버려지는 박스에다가 특유의 거친 선을 입혀서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새롭게 시도하는 버려진 종이 상자를 이용한 페인팅 설치작품은 이러한 무가치한 일상적 행위를 자신의 예술적 행위와 연동시킨 것이다. 사실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인간의 행위와 연결되어 있다. 이 상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들을 짚어 보면, 새로운 상품이나 선물을 담기 위해 만들어지고, 누군가에게 배달되었다가 용도 폐기되어 재활용품 또는 쓰레기로 버려진다. 작가는 모양과 크기, 색상이 제각각인 각종 종이 상자들을 작업실로 가져온 후 기존 신체 회화가 뒤에 서서 그렸던 것과 같이 반복적 선긋기 행위를 펼치는 회화의 지지체로 사용한다. 2차원 평면의 캔버스와 달리 여러 면들로 이루어진 입체적 형태의 상자 안쪽, 바깥쪽 모두 그리기의 바탕이 되며, 입체적 회화가 된다. 어떤 것은 상자 본래의 색상이 그대로 바탕이 되어 선만 그려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바탕색이 덧씌워진 후 선이 그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상자에 인쇄된 글자들이 언뜻 스며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완성된 상자들은 다시 갤러리 공간으로 옮겨진 후 벽면에 걸리거나 바닥에 쌓아 올리거나 천장에 매다는 등의 행위를 통해 다양한 회화 설치 작품으로 연출되어 탈바꿈된다.

이렇게 용도 폐기된 종이 상자들은 평범한 익명의 사람들의 행위를 거치고 거쳐 장소를 이동하며 작가에게 선택되어 작가의 신체 행위를 통해 예술작품으로 전환되면서 완전히 다른 맥락 속에서 존재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예술작품 전시장에서 어떤 것을 본다는 행위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사실 상자 작품은 너무 식상하긴 했지만 이건용 선생님의 페인팅 퍼포먼스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난 이건용 선생님의 퍼포먼스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아 석사논문에 '신체'라는 키워드를 가져갔으니깐.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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