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6 12:36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 저, 김난주 역, 소담출판사, 2016 책꽂이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 10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소담출판사


금요일 밤, 문득 에쿠니 가오리가 생각났다. 너무 피곤해서 무언가를 할 생각도 못한 채 집에 누워있다가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에쿠니 가오리를 읽는 건 마치 시를 읽는 것처럼 무용하지만 즐거운 일처럼 느꼈었는데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 후다닥 옷을 입고 동네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에쿠니 가오리의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말고>,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소네치카> 등이다. 
그래서 금요일 밤부터 에쿠니 가오리 읽기가 시작되었다. 어렵지 않고, 섬세한 일상묘사에 빨려들어가 스토리 속에 흡입되어 읽고있는 동안 마치 내가 이 세계에 들어왔다고 착각을 하게 된다.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에는 세 자매가 나온다. 아사코, 하루코, 이쿠코. 아사코는 결혼 7년차, 아이는 없고 남편의 폭력을 견디며 사는 중이다. 남편은 폭력을 휘두르고 자신은 그것을 견디며 사는 불행한 삶이지만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지키며 사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하루코는 능력있는 커리어 우먼으로 돈 없는 작가 남자친구를 두고 있다. 결혼 같은 제도로 묶이기 보다는 오로지 사랑만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지속되기를 원한다. 이쿠코는 작지만 확실하게 자신만의 삶을 구축하고 있다. 세 자매는 서로를 응원하고 못마땅해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서로가 밉다고 해서 헤어질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니깐.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아름다운 세계를 그리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하고도 끔찍한 현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가령 남편의 폭력을 견디고 사는 아사코의 집과 외모는 아름답게 묘사되지만 남편은 목에 멍자국을 남길만큼 심하게 목을 조른다. 읽으면서도 함께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일상에 숨어있는 현실의 끔찍함을 이야기함으로써 결국 인생 자체가 아름다울 수 없지만 어쩌겠어. 술을 맛있고 목욕은 좋은 걸. 하는 느낌.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 좋았다. 이누야마 집안의 가훈처럼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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